안녕하세요. 인테이크 MD 김동용입니다. 저는 원래 기본적으로 Non-alcohol 유저?인데요. 2018년 겨울 넷플릭스에서 사케의 탄생(The birth of sake)*를 보고 난 후, 양조장에서 6개월동안 합숙하며 사케를 만드는 장인들의 모습에 감동받아 전통주를 입문, 지금은 소맥도 가볍게 즐길 수 있을정도로 애정하게 되었답니다.
Since 2017, 전통의 인테이크 소모임 개정판 'Food Study' 그 첫번째, 해방촌 끝자락 윤주당(←클릭)에서 진행 된 '찹쌀막걸리' 클래스 후기를 소개합니다.  


[*영상: 안타깝게도 한국은 컨텐츠 제한 국가로 시청이 불가(2020.06.15기준)/아쉬운 마음에 트레일러 영상이라도!]


01. FOOD STUDY

Food Study는 사실 2017년에도 2018년도에도 아름아름 운영되던, '정기 시장조사(시장조사 a.k.a 쁘띠회식)'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다들 퇴근 후 자기개발 클래스&모임 하나쯤은 있지 않나요?'가 트렌드인 2020년. 월 1회 식품관련 경험이라면 뭐든지 적극 지원하는 회사 복지로 재정비 되었습니다. 평소 모임이라면 조용히 지내는 저인데, 이번만큼은 왜 때문인지, 평소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하던 윤주당 (@yunjudang) 찹쌀막걸리 빚기 클래스를 빛의 속도로 문의했답니다. 원래 윤주당 클래스는 월 말에 미리 공지를 올리고 예약을 받아 진행되는데요. 갑작스러운 클래스 문의에도 세상친절! 주모?님께서 흔쾌히 가게 쉬는 날에 수업을 진행해주시기로 해주셨답니다.


<▲푸드스터디 모집화면>


<▲윤주당 공식 인스타그램©yunjudang>



<▲윤주당 외관>



02. 우리술의 구분

윤주당 찹쌀 막걸리 클래스는 총 2시간 커리큘럼으로 이었는데요. 전반부는 우리 술의 분류, 역사에 대한 소개, 후반부는 술 빚기 클래스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크게 두가지가 정말 좋았는데요. 첫번째는 단순하게 술 빚기 뿐만 아니라,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우리 술에 대한 분류법이나 역사를 알 수 있었던 점. 두번째는 단순한 청강이 아니라 클래스 중간중간 해당하는 술 시음(무려 4번이나!)을 함께하니 이해가 쏙쏙 됬던 점입니다. 그럼 간단히 메모한 노트 및 수업현장을 소개합니다.


<▲삼양주 소개모습 및 시음현장>



<▲태어나서 처음 본 전통누룩; 요게 고두밥과 만나 발효가 슝슝>


A. 제조공정에 따른 우리술의 분류

-탁주: 청주를 빼지 않고 그대로 걸러낸 탁한 술
-청주: 술이 숙성되어 술독에 괴기 시작하면 위에 뜨는 맑은 술(주세법상 약주)
-소주: 발효가 끝난 탁주나 청주를 소줏고리에 증류한 술
B. 술빚는 횟수에 따른 분류

-단양주: 밑술 없이 한번에 발효하여, 한 번 빚은 술(발효과정이 한번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도수가 낮고 저렴, ex. 이화주, 부의주 등)
-이양주: 밑술 + 덧술(ex. 석탄주, 호산춘, 방문주 등)
-삼양주: 밑숲 +  덧술 + 덧술 이상(ex. 삼해주, 약산춘, 오양주 등)
C. 8가지의 쌀 가공법

: 죽-개떡-인절미-물송편-구멍떡-백설기-범벅-고두밥


03. 찹쌀막걸리 빚기(단양주, 추정 도수 약 12~15도)
후반부 수업인 찹쌀 막걸리 빚기는, 사실 쌀 불리고 밥을 짓는 앞단의 고된 부분은 주모님과 스탭분이 다 준비해주셔서, 저희들은 '다된 밥에 누룩이랑 밥 섞기'만 하면 되었는데요. 뭐야 왜이렇게 간단해라고 생각했었는데, 후반부에 생각보다 밥과 누룩을 섞어주는 혼화과정이 힘들어서 미리 준비해주신다고 하더라구요. 

※재료: 찹쌀 1kg, 물 800ml~1.2L, 전통누룩 100g(우리나라에서는 3곳만 유통, 일반 마트에 파는 막걸리는 전통누룩을 안쓴다고 하네요)

A. 쌀 씻고 불리기
-찹쌀을 맑은 물이 나올때까지 백세
B. 고두밥 찌고 식혀주기(이때까지는 마냥 재밌었어요^^)


-찜 솥에 물을 끓이고, 물이 팔팔 끓을때 고두밥 보자기를 깔고, 쌀을 가지런히 앉히기
-센불에서 익히다가 솥에서 한김이 나오면 뚜껑을 열어 익었는지 맛보고, 고두밥을 골고루 섞어주기
-넓은 돗자리나 채반에 펼쳐서 저절로 차가워 질때까지 식히기(약 18도 정도 / 선풍기나 에어컨으로 식혀주면 안됩니다)


C. 혼화 및 발효 세부과정(고난과 엮경의 버무림)
-차갑게 식힌 고두밥에, 누룩, 물이 잘 섞일 수 있도록 버무리기 +버무리기+ 버무리기(이 과정이 제일 힘들었어요)



-버무리기 x 1,000번^^;;정도 한거 같으면, 주모님이 "된 거 같네요"라고 컨펌을 주세요. 그럼 주걱으로 잘 떠서 발효통에 넣고 입구를 면보나 한지로 덮어주고 고무줄로 마무리하기


<▲지난 삶을 돌아보게되는 버물버물 버무리기? 과정>


04. After 클래스

-5일동안 소독된 도구로 아래위 섞일 수 있게 저어주기(호기성발효)
-25도에서 1~3주간 발효시키기(온도가 높을수록 빨리 발효되서 여름에는 일주일 정도, 겨울에는 2-3주정도)
-기포가 터지는 소리, 이산화탄소 발생이 사라지고 술향기가 나면, 면보에 걸러주기


<▲발효를 끝내고 면포로 거른 후 식당에서 콜키지 막걸리!>



클래스가 끝나고 실온에 보관하여 발효를 시작한 막걸리는 원활한 발효를 위해 하루에 한번 이름마저 호기로운 '호기성 발효' 를 위해 위아래로 저어줬는데요. 샘플개발실에 보관한 저, 영일님, 의진님은 당번제로 하루에 한번씩 돌아가며 운영했답니다. 저희는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응용해 '보당'과정도 진행했는데요. 보당이란 발효중인 막걸리에 설탕이나, 꿀, 올리고당 등 당분을 넣어 막걸리에 탄산감을 생기게 하고, 새콤한 막걸리 맛을 달달하게 맛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답니다. 한동안 샘플개발실 안쪽 저장고?에 가면 발효되는 그윽한 막걸리 냄새가 정겹더라구요. 



(▲좌: 클래스 후 with own 막걸리 / 우: 클래스 후 방문한  '다모토리ㅎ')


막걸리를 빚고 실제 병입하여 마시기 까지 약 2주간의 시간이 소요되었는데요. 돌이켜보니 좋았던 점 투성이였던 것 같습니다. '직접 빚은 술을 마신다'는 일련의 과정이 수고스러웠던 만큼 맛도 기분도 보상감이 컸던 것 같습니다. 인스타에 자랑하기도 좋았구요! 인테이크에서는 제품을 스토리를 풀어낼 때 '알고먹는다'는 개념을 강조하곤 하는데요. 우리 술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는 점도 좋았답니다. COVID-19의 여파로 국내 여행으로 발이 꽁꽁묶인 2020년 여름인데요. 올 여름 휴가는 윤주모님께서 추천해주신 충청남도 한산 소곡주 마을도 기회가 되면 가보려합니다. 그럼 나중에 소곡주마을 후기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