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이크 브랜딩/디자인 스토리 #02

모닝죽 패키지 디자인 이야기


조헌

2017.09.27


닥터넛츠를 시장에 안착시키면서 우리의 기획이 통한다는 사실에 자신감이 생겨났습니다.

모닝죽은 이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시작한 첫 프로젝트 입니다. (벌써 4년이 지났네요.)


앞서 패키지디자인의 세가지 요소(컨셉, 형태, 그래픽)에 대해 말씀드렸는데요,

모닝죽 컨셉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 모닝죽 탄생 스토리 : http://www.intakefoods.kr/blog/article/231/

모닝죽은 네이밍에서 느껴지듯이 기획의도가 매우 직관적인 제품입니다.

아침에 먹는 죽, 모닝죽! 이 컨셉의 시작이자 전부이자 끝입니다.


이제 패키지 형태와 그래픽을 풀어나가야 할 차례 입니다.   

죽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패키지는 아마도 편의점에서 볼수 있는 플라스틱 컵 용기일 겁니다.

시선을 끄는 여러 컬러의 조합, 용기 겉면에는 맛깔나게 보이는 죽 사진이 있습니다.

내용물이 무엇인지를 소비자에게 인지시킴과 동시에 식욕을 돋게하여 판매가 촉진되는 효과가 있죠.

식품업계의 고전적인 패키지 디자인 방향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라면입니다.


모닝죽은 이미 눈에 익은 죽 패키지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 필요했습니다.

죽이라고 하면 흔히 연세가 많으신 분이 드시거나 아플때 먹는 음식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해서도 새로운 시도를 해야합니다.


모닝죽 패키지 형태는 컵이 아닌 스파우트 파우치입니다. 

아침에 섭취하기 최대한 간편해야하고 이동하면서도 먹을수 있는 패키지,

스파우트(빨대 모양의 입구)가 패키지에 부착되어 있는 일체형입니다. 

간편한 섭취가 가능할 뿐더러 냄새를 풍기지 않기 때문에 모닝죽 패키지로 제격입니다.


모닝죽을 만들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 중 하나가 바로 패키지의 가로, 세로 비율 입니다.

한손으로 편히 짜먹을수 있는 기분 좋은 그립감, 소위 말하는 '황금비율'을 찾아야 합니다.

최적의 비율을 찾기 위해 패키지 mock-up 테스트를 연일 이어 갑니다. 

테스트는 다양한 사이즈로 샘플을 만들어 섭취하기에 가장 간편하고 좋은 그립감을 찾는 작업으로

완성된 제품을 보았을때, 눈에 도드라져보이는 부분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동집약(?)의 과정이 개발 단계에 녹아 있어야만 디테일이 느껴지는 패키지 형태가 만들어집니다.

모닝죽의 황금비율은 대략 따라하는 수준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관점으로 끈질기게 테스트를 반복해서 만든 땀의 결과물입니다.


패키지의 비율이 잡혀가면서 어떤 그래픽을 입힐지 함께 고민합니다.

모닝죽 경우 네이밍이 만들어지는 순간, 번뜩이며 뇌리를 스치는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순백의 도자기에 정갈히 담긴 노란 빛의 호박죽.

그 위로 화룡점정, 식욕을 돋오는 잣으로 마무리한 모습이었습니다.

군더더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미지였습니다.

(머리속에서 떠오른 이미지라 아무리 찾아도 같은 모습이 없네요.)


모닝죽 패키지 그래픽은 아예 많은 걸 비워 버리는 편이 좋겠다 싶었습니다.

'모닝죽이란 세글자 외에 이 제품을 더 잘 표현할 방법이 없으니, 괜한 이미지를 더해 정갈함을 해치지 말자.'

이렇게 생각이 굳어지자 파격적인(?) 극 심플함을 추구하기로 합니다. 흰 바탕에 글씨만 있는 식품 패키지.

시안은 만들어 가는 입장에서도 뭔가 미완성 같은 느낌을 버릴 수 없을 정도로 심플했습니다.

며칠을 쳐다보고 또 쳐다보며 미완성의 느낌을 지우고자 흰 바탕에 몇 안되는 텍스트를 가지고 만들어 낼수 있는

모든 레이아웃을 다 시도했습니다. 그렇게 모닝죽만의 심플함이 완성되었습니다.






모닝죽 디자인은 간결함에 가장 무게를 둡니다.

제품을 완성해 나가면서 군더더기를 없애는 과정이 인테이크의 고집입니다. 

그렇다보니, 제조사에서는 생산을 하기에 꺼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닝죽 역시도 정갈함을 위해 흰색 배경을 사용하다 보니 컬러가 많은 패키지에 비해 제조하기가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작은 흠집도 눈에 튀기 때문에 불량으로 이어지기가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는 설득과 문제해결을 위한 원단 선택, 공정 테스트가 이어집니다.

제조사에서 안된다고 하더라도 왜 안되는지 이유를 묻고 따져보며 해결방법을 궁리합니다.


이 과정에서 '왜 그렇게 사서 고생을 하느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시장에 나와 있는 패키지와 유사하게 만들면 제조도 수월하고 단가도 싸지고 좋지 않냐고.

그럴때면 저희는 더욱 고집을 부립니다.

왜냐하면 개발과정이 불편하고 힘들다는 것은 반대로 다른 곳에서는 그만큼 따라하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죠.

이러한 고집 때문이었겠죠? 제품을 출시한 지 4년이 지난 지금,

모닝죽은 전국 각지와 전세계로 뻗어가는 인테이크의 대표적인 제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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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헌

CBO

인테이크에서 브랜딩과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잘 만들어진 물건을 보면 감동받습니다.